EXHIBITION
2024
타법(打法)
2023
Drawing Growing
이주
2022
붉은 새벽녘 지나 푸른 노을
Drawing Growing
2021
Serials
2020
RED SHIRTS
2019
Scope Scope 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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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cope Scope Scope
«Scope Scope Scope»
2019.12.17 - 2019.12.29
장소: 예술공간 의식주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69-32)
참여작가: 김희준, 이정빈
기획.글: 박소호
디자인: 이지원
케이터링: 항해
촬영: 정지필
인류가 이룩한 세계는 모두 ‘좌와우’, ‘선과악’, ‘유와무’ 사이의 균형 안에서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 문득, 아니 필연적으로 디지털이라고 하는 매우 단순한 언어체계가 사용된다. 이를 통해 문명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되었다. 하루 아침에 마천루의 숲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신체계를 넘어 존재조차 가늠할 수 없는 외계의 지적생명체에게 까지 메세지 전달을 시도하고 있다. ‘0과1’의 이진언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이토록 화수분과 같이 확장되는 세계를 상상한 이가 있었을까.
디지털 세계에서는 두 개의 숫자만으로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 엄밀히 말해서 이‘0과 1’은 ‘무와 유’ 즉, ‘없다와 있다’를 뜻하는데, 마치 수소원자같은 미니멀한 물질이 만물을 만들어내는 지점과 유사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조합 식이 필요하듯, 어떤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한 최적의 수식이 필요하다. 만들고자 하는 것, 목적을 이루기위한 그릇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의 다양한 모양과 형태를 끊임없이 연구해 매우 중요한 성과들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성취들에는 아주 유사한 공통점이 있다. 일반성, 혹은 보편성을 가로질러 뚫어버리는 행동 그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자리를 찾게 되고, 그 좌표에 핀을 꼽아 새로운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번 기획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무너지는 믿음, 확고한 의심, 자라나는 호기심이 피어나는 것을 막지 않으면서 ‘무엇과 무엇’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 자체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장막 너머에 있는 화면으로 시선을 유도하면서 막과 막 사이에 끼워져있는 통로의 모양과 구조를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익숙함과 어색함이 뒤섞인 이 공간은 어떤 것이든 될 수 있고, 어떤 곳이든 갈 수 있게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아주 사소하지만 예민한 ‘변곡점’이라는 역전의 순간일 것이다. 올해의 끝자락에서 두 명의 작가는 권유한다. 광각이 망원으로, 망원이 광각으로 전환되는 이 시공간에 잠시 머물러 달라고.
박소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