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공장장의 아침 Le matin』
210 x 148 mm,
24p,
2021


타인과 자신의 아침이 너무 다른 이들에게 보내는 책.

회기역의 요가 선생님은 카운슬러에 가까웠고 홀레쇼비체의 토마스는 에인션트 원이 생각나서 마스터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았다. 그에게 스승님이라는 단어를 설명하지 못한 건 조금 아쉬울 정도. 올해 나는 친구의 말을 따라 손으로 생각하는 공장장처럼 살아보려 했다. 그림 그리고 보고 글 쓰고 읽고 지점토를 만지다가 운동하는 공장. 근데 이제 직원도 공장장도 모두 나.

기운이 주변을 팡 채우는 기분으로 제주도의 까만 돌과 파도를 그렸지만 어떤 자세를 할 때면 프라하에서 빈야사를 배우러 다녔던 날의 치열함과 추운 골목길이 생각난다. 고작 한 시간인데도 요가 수업 전 식사를 하고 그전에 작업을 끝내야 하는 그날만큼은 너무나 바빴던. 그러다 수업이 시작되면 모든 것이 여유로워지는 순간을 즐겼다. 체코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으니 미어캣처럼 고개를 돌리다가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붙잡고 트램을 타고 집에 와도 마음이 편해졌던 하루하루들. 생각난 김에 어깨 허리 피고 숨 들이마쉬고, 내쉬고.

숨 크게 쉬는 동안 가고 싶은 곳을 떠올려 보기.숨 크게 쉬는 동안 가고 싶은 곳을 떠올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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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Jungbin 2023